5가지 키워드로 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둘러싼 논란…이은혜 K-평화연구위원

장기영 기자

등록 2026-09-06 22:03

9월 6일 뉴스토마토 '김창현의 창'

호르무즈 파병 논의 속 부각된 안보실장의 '친미 일변도' 행보



최근 정부 안팎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계기로, 이 사안을 실무적으로 주도해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외교 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파병 여부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제로 누구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좌우를 가리지 않은 화려한 이력


1954년 전남 장흥 출생인 위성락 실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거쳐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행정관, 김대중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노무현 정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명박 정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주러시아 대사를 두루 지냈다. 다만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는 요직을 맡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지명돼 현재까지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에 서 있다.


9월 6일 뉴스토마토 시사 프로그램 '김창현의 창'에 출연한 이은혜 K-평화연구위원은 위성락 실장의 이력과 과거 행적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짚으며 그의 외교 기조에 의문을 제기했다.


키워드 ① "우리는 무조건 친미"


이 위원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노무현 정부 시기다. 당시 참여정부 외교안보 라인에서는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주파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인정하되 미국과 견해가 다를 때는 국익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반대편에는 외교부·국방부 등 전통적 관료 라인인 동맹파가 있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2004년 1월, 이 갈등은 외교부 북미 라인 일부 간부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NSC 인사들을 뒤에서 비방한 사실이 드러나며 폭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NSC 인사들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고, 자주파 성향 인사들을 한직으로 좌천시키려 했다는 내용까지 알려졌다. 이 위원은 당시 이런 발언이 나왔을 때 북미라인 전체를 책임지던 인물이 바로 북미국장이던 위성락 실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가 직접 막말의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대표적 동맹파로 거론되던 조직의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다.


키워드 ②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이 위원은 최근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 참모진이 이를 실현할 방안을 고민하기보다 먼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동맹에 맞춰야 한다"며 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로 언급된 것이 가자지구 국제 구호선 나포 사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제법 검토를 지시하자, 위 실장은 이스라엘의 책임이 아니라 하마스의 선제 공격과 정부의 도항 자제 권고를 따르지 않은 우리 국민의 책임이라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대통령이 나포 행위 자체의 국제법적 문제를 재차 물었을 때도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한미연합훈련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이 긴장완화 차원에서 연합훈련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지만, 위 실장은 이후 "연합훈련을 카드로 직접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정면으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키워드 ③ "미국을 위해 대통령도 속여라"


세 번째로 언급된 사례는 20여 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협상이다. 노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이후 비공개 문서 공개 과정에서 외교통상부가 전략적 유연성을 전폭 지지하는 내용의 외교 각서를 미국과 교환하면서도 대통령과 NSC에는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당시 이 문제로 지목된 인물이 북미국장이었던 위성락 실장이었으며, 본인은 대통령 지침을 반영한 단순 실수였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워드 ④ "미국 쪽으로 기운 나침반"


이 위원은 위성락 실장이 과거 미중 관계 속 한국의 위치를 "미국이 3시, 중국이 9시라면 우리는 1시에서 1시 반쯤 있어야 한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정중앙이 아니라 애초부터 미국 쪽에 가깝게 자리해야 한다는 인식이라는 것이다.


이런 기조가 드러난 사례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합의를 뒤집고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압박한 사건이 거론됐다. 이때 위 실장은 관세 문제로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미 의회의 문제 제기, 온라인플랫폼법, 디지털 무역장벽 등을 미국이 하나로 묶어 보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 이 위원의 지적이다. 이 위원은 이들 사안이 본래 서로 별개의 문제인데도, 정작 먼저 합의를 흔든 미국 측 입장을 설득·해명하기보다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고 짚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해서도, 미 의회 일각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해 위 실장이 이를 내정간섭으로 지적하기보다 "쿠팡에 대한 법 집행이 동맹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이다.


키워드 ⑤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외교문법은 그대로"


지난해 12월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외교·국방·통일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표현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 이 위원의 전언이다. 이에 위 실장은 "한미 양국의 최종 목표는 변함없이 한반도 비핵화이며, 한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 위원은 이를 기존 비핵화 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관계 조율이 '한미 워킹그룹'을 거치며 사실상 미국의 승인 틀에 갇혔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과 유사한 구도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작권 전환 문제에서도 대통령은 임기 내 환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지만, 위 실장은 그간 미국이 제시해온 '조건 충족론'을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너무 멀리 가지 않게 붙잡는 것"인가, "발목을 잡는 것"인가


이 위원은 위성락 실장이 20년 넘게 정권을 넘나들며 외교 관료로 일해온 인물이라는 점을 짚으며, "정권보다 오래 살아남는 외교 관료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여전히 미국을 절대적 강국으로 보는 시각 때문인지, 혹은 이런 인선을 계속 유지하는 대통령의 의지 문제인지" 여러 갈래로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방송은 "대통령은 새로운 길을 이야기하는데 참모는 계속 익숙한 길을 설명하고 있다"며, 위성락 실장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앞으로 이끄는 인물인지, 아니면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붙잡는 인물인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고 전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호르무즈 파병 논의가 이 질문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방송은 마무리됐다.


9월 6일 뉴스토마토 '김창현의 창' 호르무즈 파병 논의 속 부각된 안보실장의 '친미 일변도' 행보 전체보기

https://youtu.be/bLeWNslpYAs?si=HTNJaxTk6bVGobNM


장기영

장기영

기자

피플스토리
등록번호경기 아54185
등록일자2024-09-09
오픈일자2024-09-20
발행일자2026-09-06
발행인장기영
편집인장기영
연락처031-911-7733
FAX050)4433-5365
이메일uappletv@daum.net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449, 1001-201
uapple

피플스토리 © PEOPLE STORY All rights reserved.

피플스토리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