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신을 지키고 산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종교적 신념을 지키느라 순교하신 분들, 정치적 소신을 지키느라 감옥을 마다하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에일리가 좀 어지럽다고 하길래 갈비탕을 한그릇 사와서 끓여줬습니다. 밥상을 차리고 불러 제 딴에는 덕담을 한다고 식사하는 에일리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나 - 하나밖에 없는 마누라니까 이렇게 챙겨주는 거야....
에일리 - 어째 뉘앙스가 마누라 몇이 더 있었으면 하는 눈치인데?
망설였습니다. 질문 같기도 하고 독백 같기도 한 에일리 얘기에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못 들은 척' 해야할지, 아니면 평소 소신을 밝혀야 할지...
순교를 택하신 순교자, 대한독립을 외치시다 옥사하신 독립투사,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에서 고생하신 민주투사! 제 가슴에서 갑자기 결의에 찬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 감지됩니다.
이내 맘을 정하고 에일리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습니다.
나 - 솔직히 열 마누라 싫다고 할 남자 있을까?
아으아 둥둥... 내가 애 셋 낳느라... 내가 젊어 얼마나 고생을...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ㅎㅎ
네... 역시 소신을 지키는 건 쉽지 않습니다. ㅎㅎ 에일리도 한마디 합니다.
에일리 - 나도 남편 한 셋쯤 뒀음 좋겠다. 둘은 돈 벌러 보내고 하나는 델꼬 놀고!
얼른 말을 받았습니다.
나 - 난 델꼬 노는 신랑으로! 오케이?
에일리 - 셋 중 하나에 포함됐을 거라는 근자감은 어디서 왔어? 돈 버는 것도 능력! 노는 것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 거임!
나 - (잠시 풀죽어 있다) 역시 일부 일처제가 젤 나은 것 같지? 그렇지?
ㅎㅎ
※ 사진은 새끼 낳으면 너만 고생이라고 절대 새끼 낳지 말고 혼자살라고 했던 우리집 고양이 챠코입니다. 근데 잠시 집 나갔다가 근본도 모르는 놈 만나 새끼 여섯마리 낳고 고생했던 챠코 몸조리 할 때 모습입니다. 숫놈은 새끼 낳고 코빼기도 안 비추더라구요! 숫놈 그거 믿을 거 못됩니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