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동네 창피해서 얘기 꺼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ㅠㅠ
'네가 어떻게 나한테...'
겜돌이가 입대를 한 후 토요일 오후가 되면 겜돌이에게 전화가 옵니다. 잠깐 전화를 쓰게 해준다더군요. 그런데 이 전화가 문제였습니다.
저는 진동으로 해놓은 전화도 소리로 바꿔두고 혹시 못 들을까 벨소리도 최대한 크게 해두고 전화를 기다립니다. 에일리가 왜냐고 물으면 '자기는 그냥 진동 해놓고 있어~' 이렇게 말도 했었죠. 근데... 근데... 3주 연속 제 전화기 벨이 울리지 않고 에일리 전화가 드르륵 하고 울립니다.
하...
내가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너하고 내가 키득이며 에일리, 누나 흉본 게 얼만데... 우린 하나라고 약자들이 연대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며 치맥 먹은 게 얼마인데...
에일리와 겜돌이는 엄청 길게 통화합니다. 말없던 놈이 수다쟁이가 된 것처럼 통화가 깁니다.
저는 옆에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비굴하게 '뭐래?'라고 묻습니다. 에이 비굴한 놈! 어쩔 수 없는 저를 탓합니다...ㅠㅠ
사실 제게 전화가 오면 공군의 복무 사례! 그것도 후배의 조카라는 엄청 가까운 공군 사례를 들며 조심하라는 말도 전해주려고 해습니다.... 근데 이젠 얘기 안 할 겁니다. 지가 고생 해봐야 누가 동아줄이고 누가 다 닳은 새끼줄인 걸 알지!
사례는 이렇습니다. 친구의 조카가 공군 운전병으로 보직을 받았는데 군생활 내내 적응을 못하고 고생했다고 하더군요. 후유증으로 제대해서도 몇 년 고생했다고 합니다.
사회에서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하다가 갔는데 비행장 안에서 차량 속도가 20km였답니다. 아무리 천천히 천천히 가도 30~40km 속도가 나와 고참과 상관에게 엄청 혼났다더군요.
제대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60km를 안 넘고 누가 80km만 달려도 덜컥 겁이 나는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살아있는 경험인데... 말 안 하려구요.
에일리는 토요일이 되면 꼭 받을 전화가 있다고 전화기를 소리로 바꿉니다. 저는 이제 토욜날 전화기 꺼둘 생각입니다. 어차피 울리지도 않는 전화기... ㅠㅠ
삐져서라구요? 네 맞습니다. 삐졌습니다~
※ 에일리는 무슨 재주로 겜돌이 전화를 세 번 연속 받았을까요? 어릴 때 겜돌이 에어쇼에 데리고 간 것도 저인데 말입니다. 3연패라니 이거 챙피해서 어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