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 21억 논란에도 얽힌 정치인이 너무 많아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 냉소

장기영 기자

등록 2026-09-18 21:37

김용민TV '민주당 내 흉흉한 소문 돈다는데 ‘과연 장사꾼 박시영 건드릴 수 있겠나?’


6·3 지방선거 당시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가 총선거비 55억 원 중 37.63%에 달하는 20억9천여만 원을 박시영 대표가 운영하는 정치컨설팅 업체 ㈜박시영에 지출한 사실이 지난 9월 16일 대안언론 '뉴스하다'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단순한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 박시영 대표는 같은 기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 에 여론조사 분석 패널로 고정 출연하며 추 지사에게 유리한 발언을 반복해왔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는 노골적으로 추 지사의 우세를 점치는 방송을 내보냈다. 계약 당사자가 동시에 여론을 해설하는 위치에 서 있었던 셈이다.


이 사안을 두고 최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한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과 김용민 피디의 대담은 민주당 내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두 사람은 박시영 대표를 "장사꾼"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특정 후보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철저한 거래로 움직이는 사업가라는 뜻이다. 


문제는 이 "장사"의 구조다. 대담에서는 컨설팅 계약에 박시영TV 출연료 성격의 비용까지 포함되는 관행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총 계약 금액 안에 방송 출연 몫이 책정된다면, 이는 단순한 컨설팅을 넘어 언론 공간에서의 노출을 사고파는 거래에 가까워진다. 자유시장 거래라고 넘기기엔 그 공간이 하필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의 장이라는 점에서 무겁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를 둘러싼 의혹이다. 경선을 보름가량 앞둔 시점에 박시영 대표는 "결국 여론조사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실제로 그동안 단 한 번도 선두에 오른 적 없던 최고위원 후보가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 


같은 시기 특정 유튜버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나이와 지역을 속여 응답하도록 유도했다는 의혹까지 겹치며 민주당은 이 유튜버를 경찰에 고발하고 당 차원의 윤리감찰에 들어간 상태다. 대담에 나온 두 사람은 이를 "예지력"이라는 반어법으로 표현했다. 


미리 알았던 것인지, 아니면 그 흐름에 관여한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심 자체가 유죄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당의 명운을 가르는 경선 결과가 상식적인 여론 흐름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뒤집혔다면, 그 의심은 반드시 데이터로 해소돼야 한다. 김민석 대표가 해당 여론조사 원자료를 폐기하지 말라고 지시하며 봉인해 둔 것은 최소한의 조치이지만, 그 이후 검증이 얼마나 투명하게 이루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담에서 가장 뼈아픈 지적은 이 문제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박시영 대표는 과거 민주당의 공천 관련 직책을 맡았다가 이해충돌 소지가 불거지며 물러난 전력이 있고, 그가 몸담았던 업체의 대주주 역시 비슷한 논란으로 공관위원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있다고 한다. 


특정 여론조사·컨설팅 업체와 가까운 후보는 공천에서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불리하다는 뒷말이 그때도 나왔다는 것이다. 이번 21억 원 논란이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오래 묵은 구조적 카르텔의 재현이라면, 문제는 한 사람의 도덕성이 아니라 시스템의 결함이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박시영 대표 본인은 "17년간 쌓아온 실력이 검증된 것"이라 항변하고 있고, 경기도 역시 "역대 도지사들도 같은 업체와 계약해온 상식적인 집행"이라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업체에 선거비가 집중되는 현상 자체는, 그 업체가 오랜 기간 해당 지역 선거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면 불합리한 선택이라 보기 어렵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사적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곧장 부정을 단정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박시영 대표가 고정 출연하는 '뉴스공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등록된 언론사이며 청와대 출입 기자까지 둔 매체다. '유튜브니까 괜찮다'는 식의 변명이 통하지 않는 위치에 이미 서 있다는 뜻이다. 언론 윤리의 기본은 취재·해설 대상과의 독립성, 그리고 이해관계의 투명한 공개다. 계약을 맺은 후보의 우세를 공개 방송에서 거듭 점치면서도 그 이해관계를 시청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이해충돌을 은폐한 여론 형성 행위에 가깝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 문제 제기가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이다. 대담자들이 공통으로 짚었듯, 박시영 대표와 직간접으로 얽힌 정치인이 너무 많아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냉소가 당 안에 퍼져 있다. 김민석 대표가 "공론장에서 퇴출되어야 한다"며 날을 세웠지만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사안이 남기는 질문은 단순하다. 선거비용은 세금으로 보전되는 공적 자원이다. 그 돈이 특정 컨설팅 업체에, 그것도 언론 활동을 겸하는 인물에게 집중되고, 그 인물이 공적 방송에서 계약 상대방을 유리하게 해설해왔다면 이는 개인의 능력이나 시장 논리로 정리될 사안이 결코 아니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다들 그렇게 해왔다"는 관행의 논리로 넘어간다면, 국민이 느끼는 민주당에 대한 비윤리성에 대한 인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칼을 뽑았다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대담 속 발언은, 지금 민주당이 가장 새겨들어야 할 한 대목이다. 전당대회 여론조작 사건이나 이 문제를 '겉핥기식 조사와 타협적인 완결 처리'로 민주당 내의 작은 소동 쯤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흉흉한 소문 돈다는데 ‘과연 장사꾼 박시영 건드릴 수 있겠나?’>전체 보기 

https://youtu.be/uzS7v5pNyHE?si=WVZ0CjZljt_lfk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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