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어머니 생신이셨습니다. 가까운 일산 한정식 집에서 먹자고 하시는 걸 지역에만 머물면 촌사람 된다고 한양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댁으로 모시러 가니 어머니는 한양 출타에 걸맞게 쫙 빼입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장난을 좀 치려고 차에 타시는 어머니께 사투리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나 - 오셨니껴~
어머니 - 왔니더!
어머니는 장단을 맞춰 경상도 사투리로 답하시고, 에일리는 서울말로 어머니께 인사를 드립니다.
에일리 - 어머니 오셨어요~
나 - 엄마, 우리가 촌에서 살았지만 한양 며느리 얻어 서울말도 들으니 이만하면 성공한 거야~
다들 웃습니다. 차에 탄 에일리는 제게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노래를 틀라고 합니다. 우선 김연자나 패티김 노래를 틀라고 했습니다. 곧이어 차에서는 김연자가 부르는 '아모르 파티'가 들립니다.
에일리가 말합니다.
에일리 - 니체는 알까? 자기가 한 말이 유행가로 나오는 걸?
나 - 오~ 김연자 노래 작사가가 니체야? 죽은지 오래됐잖아?
에일리 - (한심하단 듯 쳐다보며) '아모르 파티' 니체가 한 말이잖아! 긍정하며 순간을 살아라-
나 - 오~ 니체도 깨달은 사람이구만!
노래가 다시 흐릅니다. 가사 한구절이 귓가에 흐릅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나 - 오~ 김연자도 깨달았구만!
에일리가 저를 째려보며 웃습니다.
다음 노래로 '위스키 언더락'이 흐르고 에일리는 패티김으로 가수를 바꾸라고 합니다.
패티김 특유의 목소리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부르고 곧이어 '그대 없이는 못살아'가 나옵니다.
'좋아해~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 노래가 흐르고 에일리가 어머니께 한마디 건넵니다.
에일리 - 어머니 이 노래 좋아하시잖아요~
노래는 계속 '좋아해~ 좋아해~'가 연신 흐릅니다.
어머니 - 노래에서 좋아한다고 안 하나~
어머니 농담에 모두 또 웃습니다.
차는 막힌 서울 시내로 들어섰고 이번에는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흘러 나옵니다. 이왕이면 어머니 흥나시라고 손가락 박자를 양손으로 맞추며 흔드니 에일리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고 물으니 '너무 잘 어울려서 랍니다' ㅎㅎ 이젠 저도 트로트, 뽕짝이 어울리나 봅니다.
손가락 박자를 맞추며 흥을 돋으는데 자전거 한대가 앞을 스쳐갑니다. 손이 여섯 개면 더 흥을 낼 수 있을 텐데 생각하다 에일리에게 물었습니다.
나 - 사람 손이 여섯 개면 자전거도 저렇게 안 생겼겠지?
에일리가 소리치며 답합니다.
에일리 - 우회전! 우회전! 내가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자꾸 딴 데로 가려고 하니... 머릿속에 딴 생각이 팝콘처럼 팡팡 터지지?
또 웃었습니다.
송대관의 '쨍 하고 해 뜰 날'이 나올 무렵 한정식 집에 도착했고, 어머니는 역시 한양 한정식이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하셨습니다~~ㅎㅎ
저는 지금 캔맥주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되새김질 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평안한 주말 되세요~~^^
※ 그림은 식사 후 잠시 들렸던 조계사의 연등입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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