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웅덩이에 잠긴 린치의 역사"…퓰리처상 수상 작가 퍼시벌 에버렛 신작 '더 트리스' 출간

신정희 기자

등록 2026-07-08 19:39

대물림된 혐오와 차별의 가계도…미시시피 연쇄살인으로 파헤친 흑인 잔혹사


미국의 신예 문학 거장 퍼시벌 에버렛의 장편소설 '더 트리스'가 국내에 정식 출간됐다. 마크 트웨인의 고전을 재해석한 전작 '제임스'로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에버렛은 이번 신작을 통해 미국 흑인 잔혹사의 핵심인 린치(私刑)와 혐오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다.


문학동네를 통해 출간된 '더 트리스'는 미시시피주의 작은 마을 머니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기이한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흑인에 대한 비하와 혐오가 여전히 일상적으로 만연한 이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백인 남자가 흑인 소년의 시신과 함께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서 수습된 흑인 소년의 시신이 돌연 사라졌다가, 또 다른 백인 남성의 살해 현장에 다시 나타나는 기괴한 일이 반복되자 마을은 극심한 공포와 혼란에 빠진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시시피주 수사국에서 파견된 두 명의 흑인 베테랑 특별수사관은 수사를 진행할수록 이 범죄가 단순한 살인이 아닌, 수세대에 걸쳐 누적된 린치의 역사와 얽혀 있는 거대한 복수극임을 직시하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더 트리스(The Trees)'는 차별과 혐오가 대를 이어 대물림되는 '가계도(family tree)'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공기처럼 도사리고 있던 폭력과 위협을 백인 사회에 고스란히 돌려주는 도발적인 서사를 통해, 청산되지 않은 과거의 모욕과 상처가 현재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하지만 이 말은 해줘야겠다. 그 영혼들이 복수하려고 나온다면 이곳에는 훨씬 더 많은 살인이 발생할 거야. 여기서 신나게 복수전을 벌이겠지. 이 지역에 사는 모든 백인이 린치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어도 가족 중에 린치에 가담한 사람이 꼭 한 명씩은 있거든. 뭐라도 하나 믿으라고 한다면 그걸 믿겠어.” — 본문 중에서


역사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풍자와 철학, 미스터리와 코미디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에버렛 특유의 문학적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미 해외 평단으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기막힌 코미디 사이를 완벽하게 넘나든다(뉴욕 타임스)", "피투성이면서도 유쾌하고, 진정성 있는 역사적 무게감을 지녔다(북포럼)" 등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국내 번역은 전작 '제임스'를 번역했던 송혜리 역가가 다시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정희

신정희

기자

피플스토리 uapple
등록번호경기 아54185
등록일자2024-09-09
오픈일자2024-09-20
발행일자2026-07-09
발행인장기영
편집인장기영
FAX050)4433-5365
이메일peoplestorynet@nate.com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358-25
uapple

피플스토리 uapple © PEOPLE STORY All rights reserved.

피플스토리 uapple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