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앞두고 홀로서기, 늦은 나이란 없다…모녀가 함께 쓴 시니어하우스 적응기

신정희 기자

등록 2026-06-08 10:22

윤명숙·박승숙 모녀의 에세이 《명랑한 독립》


여든다섯의 나이에 자녀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니어하우스로 홀로서기를 감행한 어머니와, 그 도전을 곁에서 응원하며 함께 삶을 기록한 딸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화제의 칼럼 〈윤명숙의 시니어하우스 일기〉를 바탕으로 엮은 것으로, 평생을 한국 현대미술계의 거장 고(故) 박서보 화백의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윤명숙 작가가 남편을 떠나보낸 후 시작한 주체적인 삶의 기록이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해 67세에 등단한 윤 작가는 시니어하우스 입소 제한 연령 마지노선인 만 85세에 마침내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독립했다.


책은 윤 작가가 평균 나이 87세의 노인 350세대가 모여 사는 시니어하우스에서 겪는 좌충우돌 적응기를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게 그려낸다. 공동 식당에서 삼시 세끼를 함께 먹으며 새로운 이웃과 관계를 맺는 과정,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대중교통 이용법을 다시 익히는 일상 등 고령의 나이에 마주한 새로운 도전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미국 시카고예술대학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하고 현재 중년을 위한 교육원 '다시배움'을 이끄는 딸 박승숙 작가의 시선이 더해진다. 박 작가는 어머니의 아슬아슬한 도전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면서도, 그것이 곧 자신에게 닥칠 미래임을 깨닫고 어머니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관찰자로 곁을 지킨다.


총 4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새 둥지에서의 시작부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 그리고 삶의 마지막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목차별로 상세히 보여준다. 윤 작가는 노트북을 열어 일상의 글감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도 열심히 좌충우돌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죽는 게 낫다"는 명쾌한 작심을 전한다.


출판사 측은 "흐린 눈과 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도 고갈되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성장욕을 보여주는 책"이라며 "노년의 삶을 씩씩하고 명랑하게 채워나가는 모녀의 이중주를 통해 독자들은 언젠가 맞이할 자신만의 노년을 긍정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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