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받는 소수자들의 혁명적 저항의 메시지, 영화 '프릭스'

uapple 기자

등록 2026-05-08 21:21

격리라는 이름의 폭력, 그 견고한 성벽을 허물다

2019년 37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은까마귀상 수상작



잭 리포브스키와 애덤 B. 스타인 감독의 2018년작 ‘프릭스’(Freaks)는 초능력을 가진 인간들을 ‘괴물’로 규정하고 탄압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다. 


이 영화는 단순히 장르적 쾌감에 천착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소수자를 대하는 방식과 그들의 존재를 지워버리려는 시스템의 폭력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제37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은까마귀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7살 소녀 클로이의 시선을 통해 ‘안전’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격리와 은둔의 비극을 처절하게 묘사한다.


영화의 서사는 밀폐된 집 안에서 시작된다. 아빠 헨리는 딸 클로이를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차단한다. "꼭꼭 숨어 있지 않으면 놈들이 우리를 죽일 것"이라는 아빠의 경고는 공포를 동력 삼아 클로이의 세계를 안방과 거실로 한정시킨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트럭과 함께 나타난 미스터 스노우 콘의 등장은 클로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는 곧 체제 전복적인 각성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에 대한 비평가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비평가는 "프릭스는 초능력자라는 설정을 극히 현실적인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관객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고 평했다. 특히 한정된 예산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 효과보다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관계의 역학에 집중한 연출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IMDB의 외부 리뷰 섹션에서 한 평론가는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가 놓쳤던 소수자의 고립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훨씬 더 밀도 있게 그려냈다"고 극찬했다.


관객들의 반응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한 관객은 리뷰를 통해 "처음에는 아빠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줄 알았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며 "영화는 우리가 타자를 '다름'이 아닌 '위협'으로 인식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적었다. 또 다른 관객은 "렉시 콜커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순수한 어린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분노하는 과정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사회적 약자들의 외침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프릭스'는 탄압받는 소수자들의 혁명적 저항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 속 정부 기관은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어노말리'(Anomaly, 변칙자)라 부르며 사냥하고 수용소에 가둔다. 이는 역사 속에서 특정 인종, 성적 지향, 종교를 가진 이들을 사회적 불순물로 취급하며 말살하려 했던 수많은 차별의 역사와 닿아 있다.


아빠 헨리가 클로이를 가둔 것은 단순히 사랑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주류 사회의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 전략이다. 그러나 영화는 묻는다. 숨어 지내는 삶이 진정한 삶인가? 클로이는 이 질문에 온몸으로 답한다. 클로이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순간은 곧 소외된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혁명의 순간이다. 영화 후반부, 클로이가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시스템의 감시망을 붕괴시키는 장면은 억압받는 자들이 쟁취하는 해방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의 정점은 구출된 엄마와 딸 클로이가 나누는 대화에서 폭발한다. 수년간의 감금과 고문 끝에 돌아온 엄마는 여전히 시스템의 공포에 질려 도망을 권유한다. 하지만 세상을 직접 마주하고 자신의 힘을 확인한 클로이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살기를 거부한다.


  • — 엄마: "새로 숨을 곳을 알아보자."

  • — 딸: "싫어. 이젠 숨지 않을래."

  • — 엄마: "미안하다, 얘야. 하지만 우린 숨어야 해. 그래야 해."

  • — 딸: "우리는 원하는 곳에 살 수 있어. 누구라도 우릴 방해하면 어떻게 멈추는지 알잖아."


이 대화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가치관 충돌이자, 수동적 생존에서 능동적 투쟁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엄마에게 '숨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식이었다면, 딸 클로이에게 세상은 '쟁취해야 할 공간'이다. "어떻게 멈추는지 알잖아"라는 클로이의 말은 더 이상 부당한 폭력에 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소수자들이 주체적인 힘을 가졌을 때 세상의 질서가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화 '프릭스'는 기괴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을 통해 소수자 인권과 해방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진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이면에는 여전히 차별의 눈초리가 번뜩이고 있으며,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골방에 갇혀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리포브스키와 스타인 감독은 클로이의 눈을 통해 관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숨을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당당히 살 것인가?" 이 영화는 탄압받는 소수자들의 혁명적 저항의 메시지를 통쾌하게 던진다. 이제 '프릭스'들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세상은 이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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