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들어주고·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캠프
2026년 상반기 자살유족 회복캠프 ‘우리 함께 봄 나들이’ 포스터
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 최남정)는 자살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심리적 회복과 정서적 지지를 위한 자살유족 회복캠프를 오는 4월 24일(금)부터 25일(토)까지 경기도 양평군 Kobaco 연수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개최한다.
◇ 자살유족이 자살유족을 만나 경험한 회복캠프
자살로 형제를 떠나보낸 지 10년이 지난 유정민(가명) 씨는 그동안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꺼내지 않은 채 살아왔다. 당시 큰 충격 속에서 본인보다 더 힘들 것 같은 부모님을 챙기느라 정신없이 지내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고인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최근 들어 고인을 떠올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뒤늦게나마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회복캠프에 참여하게 됐다는 유정민 씨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그때의 감정을 말로 꺼낼 수 있었다”며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멈춰 있던 애도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지원가*로 활동 중인 홍지안(가명) 씨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애도에는 정해진 시간이 없고 각자의 속도로 이뤄진다”며 “이번 캠프가 참여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를 이어가고 회복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료지원가: 고인과의 사별 이후 변화된 삶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토대로 동료 유족에게 정서적 지지, 공감, 정보 제공 등을 통해 회복을 지원하는 유족 당사자
이번 회복캠프는 동료지원가의 제안으로 지정된 ‘우리 함께 봄 나들이: 나누고 들어주고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캠프’라는 제목을 가지고, 자살유족 당사자가 기획 및 운영과 평가 전반에 참여하는 당사자 주도형 캠프로 운영될 예정이다.
자살유족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로와 공감 및 지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참여자 간 진솔한 소통과 정서적 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 △동료지원가의 회복캠프 안내와 환대 프로그램 △소그룹 중심의 관계 형성 조별 활동 △고인별 자조모임 △동료지원가와 마음을 돌보는 치유 및 스트레스 완화 활동 △자연 속에서 여유를 경험하는 야외활동이 진행된다.
자살 유가족은 다른 유가족에게 의미 있는 이해와 도움을 줄 수 있고, 자조집단에서의 구성원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면 강력한 치유를 받는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자작나무 모임은 경험의 전문가인 동료지원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동료지원은 당사자주의 관점에서 회복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동료지원가는 유족이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감과 주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이자 촉진자로 기능한다.
* 참고문헌: Feigelman B, Feigelman W. Surviving After Suicide Loss: The Healing Potential of Suicide Survivor Support Groups. Illn Crisis Loss, 16(4), 285-304.
** 참고문헌: Corrigan, P. W., Slopen, N., Gracia, G., Phelan, S., Keogh, C. B. and Keck, L, 2005, “Some Recovery Processes in Mutual-Help Groups for Persons with Mental Illness: Qualitative Analysis of Participant Interviews”, Community Mental Health Journal, 41(6): 721-735.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최남정 센터장은 “자살유족은 깊은 슬픔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번 캠프가 ‘나누고, 들어주고,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가운데 애도의 여정 속에서도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자살유족 모임 ‘자작나무(자살유족 작은희망 나눔으로 무르익다)’를 통해 자살유족의 심리적 회복과 건강한 애도 과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작나무 회복캠프는 상·하반기 1회씩 연 2회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유족지원팀은 유족들이 각자의 사별 경험 속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나누고 자기 돌봄과 정서적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동료 유족 간 공감과 지지를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을 지원하고, 긍정적 정서 경험을 통해 일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복캠프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유족지원팀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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