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내놓은 자구책이 점입가경이다. 3,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를 두고, 쿠팡은 한 명의 전직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꼬리 자르기'식 발표를 강행했다. 파손된 노트북을 하천에서 건져냈다는 드라마 같은 서사는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번 발표는 진실 규명이 아니라, 거대 자본이 한국 사회의 눈과 귀를 어떻게 가리려 하는지 보여주는 오만한 '사기 전략'의 결정판이다.
쿠팡의 이번 발표 요지는 명확하다. "한 나쁜 직원이 벌인 일이고, 그가 잡혔으며, 정보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니 안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가득하다. 3,300만 명의 고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 키가 퇴사 후에도 유효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기업으로서의 '보안 파산'을 의미한다.
‘개인 일탈’로 포장된 구조적 보안 파산
쿠팡은 글로벌 보안 업체들을 동원해 검증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핵심 증거인 노트북은 파손되어 하천에 버려진 상태였다. 이를 회수해 '외부 유출 없음'을 확정 지었다는 주장은 디지털 포렌식의 기본조차 무시한 대국민 기만이다. 파손된 기기에서 '유출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은 '유출되었음'을 증명하는 것보다 수만 배 어렵거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쿠팡이 서둘러 이 내용을 발표한 이유는 단 하나다. 정부의 강제 조사와 사법 리스크,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의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한 '급조된 방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기 전략의 실체: 시간 벌기와 책임 회피
쿠팡이 펼치고 있는 전략은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이다.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이라는 본질을 '개인의 일탈'과 '하천 속 노트북'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덮으려 한다. 이는 한국 국민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가 아닌, 적당한 시나리오만 던져주면 믿고 넘어가는 '우매한 대중'으로 취급하는 오만함에서 비롯됐다.
조사 결과가 유출자의 진술과 부합한다는 강조 역시 실소를 자아낸다. 기업이 가해자의 입을 빌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꼴이다. 결제 정보와 통관 번호에 접근이 없었다는 주장 또한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전술일 뿐, 이미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털린 마당에 무엇이 안전하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도 탄핵하는 나라, 쿠팡의 오판이 불러올 파국
쿠팡은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대한민국은 부당한 권력과 기업의 횡포에 대해 침묵하는 나라가 아니다. 국민은 이미 대통령조차 헌법의 이름으로 탄핵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벽돌 채운 노트북' 같은 어설픈 시나리오로 국민의 지성을 모독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쿠팡의 이러한 행태는 결국 더 큰 파국을 불러올 것이다. 정부의 강제 조사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며,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과 탈퇴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로켓 배송'이라는 편리함이 '내 정보의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는 사실을 쿠팡은 간과하고 있다.
신뢰를 상실한 공룡자본의 최후
신뢰가 무너진 플랫폼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 쿠팡이 진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 어설픈 자백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직접 국회와 국민 앞에 서서 구조적 결함을 인정하고 무제한적인 책임을 약속했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을 우습게 보고 기만적인 시나리오 뒤에 숨으려 한다면, 쿠팡이라는 공룡은 한국 시장에서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몰락하는 전례가 될 것이다. 국민의 분노는 하천에 던져진 노트북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쿠팡은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무섭다는 것을.
아모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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