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홍수 포스터=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대홍수'(감독 김병우)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의 신작이자 김다미, 박해수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단순한 재난 영화를 넘어선 'SF적 설정'과 '루프물' 형식을 도입하며 관객들 사이에서 극명한 호불호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네이버 영화 관람평부터 영미권 커뮤니티 레딧(Reddit), 그리고 비평 사이트 IMDb의 리뷰를 통해 드러난 주요 쟁점과 논란을 정리했다.
네이버: "한국형 SF의 진화" vs "난해하고 피로한 반복"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김병우 감독 특유의 '밀폐 공간 스릴러'에 대한 찬사와 복잡한 서사에 대한 불만으로 극명히 나뉘고 있다.
네이버 관람평에서 긍정적인 측은 "한정된 아파트 공간에서 물이 차오르는 긴박감을 극대화했다", "김다미의 연기력이 개연성 그 자체"라며 한국 SF 장르의 외연을 넓혔다는 점에 점수를 줬다. 특히 단순 재난이 아닌 AI와 인간의 기억, 그리고 모성애를 결합한 전개가 신선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비판적인 관객들은 '불친절한 서사 구조'를 문제 삼는다. "타임 루프 설정이 반복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피로감이 크다", "과학적인 설명이 부족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결말의 모호함을 두고 '열린 결말'이 아닌 '무책임한 마무리'라는 날 선 반응도 적지 않다.
레딧(Reddit): "테넷(Tenet) 만난 타이타닉?"… 설정 오류 논쟁 가열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 레딧의 영화 게시판(r/movies, r/Netflix)에서는 영화의 'SF적 로직'을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미권 관객들은 이 영화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나 '인셉션'과 비교하며 서사의 층위를 해부하고 있다.
레딧 유저들 사이의 최대 쟁점은 '인공지능의 자아 인식'과 '시간의 선형성'이다. "재난 영화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양자역학 공부하고 나간 기분"이라는 유머러스한 평과 함께, 영화 속 타임 루프가 발생하는 물리적 근거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설정이 지나치게 복잡해 감정 이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하는 반면, "두 번 세 번 봐야 진가가 드러나는 영리한 각본"이라는 옹호론도 팽팽하다.
IMDb: "장르의 변주에 박수" vs "기대에 못 미치는 스케일"
IMDb 리뷰에서는 주로 장르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룬다. 10점 만점에 6~7점대를 기록 중인 평점 분포는 이 영화가 대중적인 '팝콘 무비'라기보다 '취향을 타는 장르물'임을 보여준다.
리뷰어들은 "박해수의 절제된 액션과 김다미의 감정 연기가 영화를 지탱한다"며 배우들의 열연에는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홍수'라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시각적 스케일이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구 멸망급 재난을 기대했는데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는 실망 섞인 평가는 글로벌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재난 블록버스터'의 문법과 김 감독의 '심리 밀폐극' 스타일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대홍수'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은 김병우 감독이 시도한 파격적인 장르 결합에서 기인한다. 재난이라는 보편적 소재에 AI와 루프물이라는 하드 SF 요소를 얹은 시도는 한국 영화계에 분명한 화두를 던졌다.
관객들의 평가는 갈리지만, "단순히 물이 차오르는 영화가 아니라 생각이 차오르게 만드는 영화"라는 한 리뷰어의 말처럼 '대홍수'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한국형 SF의 새로운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시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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